화창한 6월의 첫 날, 석교마을앤사람 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분들과 함께 공동체경제에 대한 탐방을 위해 서울 마포구의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 모아 '(이하 모아)를 다녀왔습니다.
‘모아'는 공동체가 갖고 있는 협동과 신뢰의 힘으로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공동체입니다. 최근 '완행열차321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 대안화폐 ‘공동체가게 이용권’을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일상적 소비의 변화를 통해 그 이윤을 지역이나 단체, 협동조합에 환원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대전에도 지역화폐로 유명한 한밭레츠가 있지만, 레츠와는 또 다른 방식의 지역화폐를 알아보고 경험하여 마을에 적용하고자 하는 석교마을앤사람 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분들의 열의에 저도 덩달아 불타올랐습니다:))
<윤성일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 모아 상임대표 >
이른 아침 서울에 도착한 저희는 현재 ‘모아’의 거점 공간이자 여러 공동체의 허브 공간인 '민중의 집'으로 향하여, 마포공동체경제 네트워크 모아의 윤성일 상임대표님과 공동체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모아’는 기존의 공동체 활동을 진행하며 형성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일상에서의 소비를 통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 경제 활동을 지난 5월 11일 ‘완행열차 321 프로젝트’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완행열차 321 프로젝트’는 30여곳의 공동체 가게에서 2,000만원의 공동체가게 이용권을 사용하여 100만원의 마을기금을 모으는 과정을 기차가 종착역을 향해 가는 것으로 비유하여 만든 프로젝트 명입니다. 마포구 안에서 사용되고 있는 지역 대안화폐 ‘공동체가게 이용권’(이하 이용권)은 5월 11일 ~ 7월 13일 두 달 동안 마포구 공동체가게 30여곳(현재 계속 늘어나는 중)에서 실제 돈과 동일한 가치를 지니며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용권을 사용하면, 면제되는 카드 수수료 등을 활용하여 사용금액의 5%가 지역기금으로 적립되고, 기금은 마포 지역 주민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사용됩니다.
이렇게 사용된 이용권은 내가 쓴 돈이 나와 이웃의 삶에 크게 직결되지 않는 기존의 소비와는 다르게, 나의 소비가 내가 사는 지역, 내가 아는 이웃의 이윤이 되고, 지역 안에서 돈이 계속 머물면서 자본의 이탈을 막고 또 다른 공생의 소비를 불러온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마을 주민들은 능동적인 소비와 생성의 경제를 통해 마을 안에서의 소비가 단순한 거래를 넘어서 이웃을 돌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을 일상에서부터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능동적 소비 : 자신의 소비행위가 어떤 결과를 낳을 지를 알고 하는 소비행위. 따라서 소비를 통한 결과를 예측하며 결과를 낳는 소비 형태를 스스로 결정함.
*생성의 경제 : 소비행위를 통해 단순한 수요, 공급자의 관계를 넘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
<완행열차 321 프로젝트 구조도>
‘완행열차 321 프로젝트’는 기존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등이 주체가 되는 사회적경제의 공급중심 마인드를 벗어나, 마을공동체의 주민과 노동조합의 조합원, 시민사회단체의 시민 등 실제로 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경제주체로서 소비하고 활동하는 공동체경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오랜시간 공동체 활동을 하며 잊고 있던 주민의 힘, 회원의 힘, 상인의 힘 등 우리 사회와 지역을 이루는 개개인의 힘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현재 시범운영되고 있는 ‘이용권'은 기존에 마을공동체 활동을 함께 했던 15개의 단체에 100만원씩 발행되었으며, 개인에게는 500만원이 발행되어 총 2,000만원이 발행되었습니다. 또한 상품권발행 법률에 따라 1천원권, 5천원권, 1만원권, 3가지 종류의 상품권 형태로 거래되고 있으며, 초기 비용으로 희망연대노조로부터 2천만원의 출연을 받았다고 합니다.
<공동체 이용권>
‘모아’의 활동 사례를 얘기하던 윤성일 상임대표님은 장기적인 목표로 공동체적 경제생활의 확대를 말하였습니다. 기존의 교육과 보육 중심의 공동체 활동에서 경제생활을 공동체적으로 바꾸고, 이용권의 시범운영 후 제도적 보완을 통해 공동체경제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일환으로 마을 공동 은행과 착한 소비를 기본으로 하는 굿바이(Good Buy)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누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는 다른 편을 통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윤성일 상임대표님과의 이야기가 끝난 후 저희는 직접 현금을 이용권으로 바꾸었고,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실제로 사용해 보았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오후 일정이 있어서 이용권을 다 쓰지 못하고 돌아왔지만, 석교마을앤사람 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분들은 마을 안의 카페와 망원시장 등을 방문하여 이용권을 모두 사용하였다고 합니다.(부럽네요^^)
여러분은 행복한 마을살이를 만드는데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석교동 마을주민분들과 함께한 ‘모아’ 탐방을 통해, 행복한 마을살이가 무언가 특별하고 엄청난 활동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있는 마을 주민 개개인의 참여와 활동에서 온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네잎클로버라는 행운을 찾기 위해 세잎클로버가 의미하는 무수히 많은 행복을 지나치듯, 우리의 마을살이도 특별한 무언가(행운)을 찾기 위해 마을주민들과 일상에서부터 함께하는 행복을 잊고있지는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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